A형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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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약영업에 대한 시선

A형 백수 2018. 6. 23. 08:20

1. 요즘 미디어 발달과 더불어 드라마 소재로도 '제약영업'이 쓰이니, 이 직군에 대한 해석이 다양화되고 있는거 같다. 심한 경우 애초에 이 직무의 근본적인 역할이 왜곡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제약영업 하면서 '나 제약영업 한다.'라는 말은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를 일으킨다. 나는 약밥 먹으면서 이런 로컬적인 이슈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 '제약회사에서 일해요.'라고 말한다. 이럴 경우 '혹시 영업이신가요..?'라는 되묻는 질문이 가끔 온다.

2. 얼마전에 동창회를 했다. 담임 선생님을 비롯하여 총 14명이 모였다. 직업 군인, IT 등 다양한 직종의 동창들이 모였지만 이 날 맥주의 기본 안주는 거의 내 제약영업 이야기었다. 얘기를 하다보니 이 직종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다는 걸 느꼈고, 역시나 아직까진  '제약영업을 한다.'라고 했을 때 나의 이미지는 득보단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

3. 최근 의사 예비군 대행 이야기를 듣고 나의 신입 때가 생각났다. 780만원(내 거래처 중 최고 실적, 전체 실적의 약 16%) 내과 원장이 주말간의 아들 픽업을 요청했다. 나는 단번에 거절했다. 한번 시작하면 매번 나가야 될 걸 예상해서 였다. 해당 거래처 실적은 240만원까지 내려갔고, 지금은 통계 확인이 안되기 때문에 그 이하일거라 생각한다.
이 외에 병원 정수기 구매, 27인치 모니터 구매 등의 제안을 거절한 거래처들은 모두 실적이 바닥을 쳤다. 이러한 이유로 내 실적은 좋지 못했다. 그렇기에 영업 잘하는 사람이 실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4. 제약영업은 타직업 영업 직무 보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제약영업에 대한 오해가 많다.'라는 말에는 동의를 못한다. 과거보단 확실히 양반적이지만, 아직 매출이 낮은 수백개의 작은 제약사들 MR은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력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우의 수로만 보면 아직 양반스럽게 일하는 MR보단 하루하루가 생지옥인 MR이 많다고 본다. 그렇기에 제약 영업은 아직까진 헬이다.

5. 이는 우리나라가 압축 고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의사들의 리더십 부재, 도덕성 부재의 원인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꼰대를 대하는 영업 사원들 에게는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러나 젊은 의사 및 공보의들을 보면서 몇십년 후에 이 업계 영업은 조금이나마 괜찮아 질거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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